2023.09 뒤늦은 회고
이번 9월을 한문장으로 줄이면, 다 떠안게 된 9월? 정도로 정리가 되겠다.
9월 말에 들어 동료 개발자들이 퇴사했다.이미 예견된 일이긴 했다. 한 두 달 차이로 비슷하게 들어온 동기들은 이제 한 명도 없고, 결국 나 혼자만 남았다. 문제는 다른 개발자 동료가 맡던 일이 돌고 돌아 내게 주어졌다. 이렇게 컨텍스트를 아예 모르는 일을 또 겸하게 되었다... 좋게 말하면 투입되었을 때 성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까 투입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급한 불 끄기용 소방수고, 객관적으로 보면 기여도 낮은 프로젝트 밖에 없는 물경력 위험군이다.
개발자 충원은 없다. 면접은 커녕 공고 자체가 올라가 있지 않더라. 이제 연말이고 개발자 인력이 많이 필요한 시기는 지났다고 판단하는 건가? 국책과제 수행을 주업으로 하는 회사다 보니 '개발기간'이 지나면 개발자 필요성이 낮아보기는 할 것이다. 정작 그 개발자로서 점점 줄어드는 개발 인력과 어느 한 도메인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해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가는 상황이 굉장히 우려스럽다.
상황이 어떻든 간에 내 커리어에 대한 책임은 내게 있다. 내 성장에 대한 책임은 내게 있다. 내 성장과 커리어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당장 1~2년 후 나 자신에게 미안할 것 같다. 최대 1년까지는 1년차 개발자가 되기 위한 기간으로 타협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게 1년차 만큼의 경험과 경력이 쌓일까? 고작 1년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제대로 1년을 보내면 '성장하는 주니어 개발자'가 될 원동력을 획득할 수 있다. 공부하는 습관, 앞으로의 계획, 개발 스타일과 협업 스타일 등 여러가지를 고려하고 몸에 익히기 충분한 기간이다.
몇 달 전부터 이러저런 생각이 많았다. 그리고 혼자 남게되니 생각이 더 많아진다. 일단 경력단절 보다 어쨌건 현업에 몸담고 있는 편이 좋다는 판단으로 퇴직 계획을 중단했다. 퇴직하고 짧은 시간 내에 집중해서 방향을 바로잡자는 계획이었고, 지금은 직장에 다니면서 이직 준비 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좋은 판단이었을까? 아니면 나도 모르게 약해져버린 것일까?